‘최약체’ 평가 받은 백기태호, 4강 뛰어넘어 23년 만에 우승 갈까… 결승 남북전 가능성 생겼다.

인도네시아전 충격패는 보약이 됐고, 영원의 라이벌 일본의 도발은 동기부여가 됐다.
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17세 이하(U-17) 아시안컵 4강에 진출한 한국 U-17 축구대표팀이 23년 만의 우승을 노린다.
백기태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5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프린스 안두라 알 파이살 스타디움에서 끝난 아시안컵 8강전에서 타지키스탄을 꺾었다. 2-2로 비겨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5-3으로 4강 티켓을 품에 안았다.
혈투 끝에 웃었다. 후반 22분 정현웅(서울 U-18)이 선제골을 터뜨렸으나, 후반 38분과 40분에 연달아 실점했다. 패색이 짙은 순간 희망이 보였다. 후반 추가시간 비디오판독(VAR)으로 타지키스탄의 핸드볼 반칙이 선언됐다.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김지성(수워원 U-18)이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2-2)을 만들었다.
대회 규정상 연장전 없이 승부차기가 시작됐다. 김예건(영생고), 김지성, 김은성(대동세무고), 소윤우(충남아산 U-18), 구현빈(인천 U-18)이 모두 성공했다. 한 명이 실축한 타지키스탄을 제치고 4강 진출권을 따냈다.
사실 대표팀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우며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지난 5일 C조 1차전에서 인도네시아에 0-1로 졌다. 한국 U-17 대표팀이 역대 처음으로 인도네시아에 무릎을 꿇은 순간이다. 토너먼트 진출에 빨간불이 켜지는 듯했다. 한국 축구의 전반적인 위기가 시작됐다는 말까지 나왔다.
일본의 비난도 시작됐다. 일본은 한국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일본 매체 도스포웹에 따르면 가게야마 마사나가 일본축구협회(JFA) 기술위원장은 “우리는 한국처럼 되지 말자는 얘기를 했다”면서 “우리도 조금만 방심하면 그렇게(한국 축구처럼)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처럼은 아니지만 결국 방심했다. 일본은 지난 13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8강전에서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패해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반전 시나리오를 쓴다. 모든 것을 동기부여로 삼았다. 인도네시아전 패배 후 내리 3연승을 거둔 대표팀의 목표는 정상 도전이다. 이번 대회 8강 진출로 1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U-17 본선 진출권은 획득했다. 2연속 아시안컵 결승 진출과 23년 만의 우승을 위해 달린다. 한국은 직전 대회였던 2023년 결승서 일본에 0-3으로 패해 준우승을 기록했다. 이 대회 마지막 우승은 2002년이었다.
남북전 성사 가능성도 있어 이목이 쏠린다. 한국과 북한이 모두 4강서 승리하면 결승에서 트로피를 두고 마지막 혈투를 벌인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 북한은 우즈베키스탄을 먼저 꺾어야 한다. 기억이 좋지만은 않다. 한국은 2014년 태국 대회서 한광성의 활약을 앞세운 북한에 1-2로 패해 정상을 내준 바 있다. 반전을 만든 기세로 정반대의 시나리오를 꿈꾼다.
한국의 4강 상대는 개최국이자 일본을 무너트린 사우디아라비아이다. 오는 17일 사우디아라비아 타이프의 오카즈 스타디움에서 4강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