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순간 배고픈 ‘고독한 킬러’ 주민규, “매 경기 득점을…대전하나 시티즌의 우승에 모든 걸 바친다”

11경기 8골·1도움. ‘주리 케인’ 주민규(35·대전하나시티즌)의 현 기록이다. 슛을 난사하는 것도 아니다. 필요한 순간, 적절한 상황에서 비수를 꺼낸다. 지금까지 16차례 슛을 시도했을 뿐이다. 핵심은 정확도. 유효슛이 12개다. ‘슈퍼 킬러’라는 수식이 괜한 것이 아니다.
주민규의 골 감각은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10라운드 홈경기에서 돋보였다. 전반 내내 찬스를 잡지 못한 그는 후반 29분 세트피스(코너킥) 상황에서 정확한 타점의 헤더골을 터트렸다. “매 경기 골을 넣는다”는 마음가짐이 가져온 결실이다.
이날 유일한 슛으로 ‘원샷원킬’의 진수를 선보인 주민규는 K리그1 100골 고지(26도움·222경기)를 밟았다. 이동국(213골·506경기), 데얀(184골·351경기), 김신욱(116골·327경기)에 이은 역대 4번째다. 2017년 상주 상무(현 김천 상무)에서 처음 K리그1을 누빈 그는 울산 HD, 제주 SK를 거쳐 이번 시즌 대전하나에 안착해 역사를 만들고 있다. K리그2를 포함한 개인 통산 기록은 152골·40골(370경기)이다.
주민규는 “40년이 넘는 긴 역사의 K리그1에서 4번째 선수가 돼 영광스럽다”면서 “100골을 넣고 다음 시즌을 맞이하는 것과, 올 시즌 후 100골을 준비하는 건 다른 얘기다. 앞으로 보다 많은 골을 넣을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나이가 들어도 꾸준한 활약을 펼쳐온 주민규의 장점은 멘탈리티와 인내심이다. 언제 어떤 순간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한 번의 찬스를 위해 주어진 역할을 한다. 강투지와 신민하가 중심이 된 강원 수비진이 경기 내내 괴롭혔으나 작게 열린 틈을 놓치지 않았다. “‘인내하고, 찬스 하나 살리자’고 되뇌인 것이 통했다”는 것이 그의 얘기다.
지금의 기세라면 득점왕 탈환도, 팀 우승도 가능해 보인다. 득점 선두 주민규를 앞세운 대전하나는 7승2무2패, 승점 23으로 단독 선두다. 하위권을 멤돌며 강등 위기에 직면한 지난 시즌과는 다르다. 게다가 그의 골 페이스는 득점왕을 차지한 2023시즌(17골)보다 좋다. 당시 주민규는 시즌 개막 11경기 6골이었다.
그러나 목표는 분명하다. 오직 ‘우승’이다. 평소 입이 무거운 주민규이지만 “팀 우승에 모든 걸 걸겠다”고 강한 어조로 이야기했다. 나름의 확신이 있다. “서로간의 신뢰, 팀 분위기 등 우승의 조건을 갖췄다. 위기도 찾아오겠으나 극복하면 된다. 나 역시 몸상태가 좋다. 여유도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